상주부동산협회

행복주택, 진정한 의미의 행복한 주택이 되어야 한다

박근혜정부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주요 국정과제인 ‘행복주택’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행복주택’이 부동산시장에 활력소가 되기보다는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처럼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직주근접’을 지향하고 있는 행복주택은 서울 양천구 목동 등 서울 6곳과 경기도 안산시 고잔역 일대 1곳 등 수도권 7곳에 총 1만50가구가 들어설 예정인데 주민공람을 시작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행복주택 예정지는 교통체증, 부족한 녹지 공간 등의 문제점과 기존에 있었던 빗물펌프장, 쓰레기처리장 등의 기반시설을 옮길 곳도 마련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정책을 발표함에 따라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대, 공사비와 임대료 결정 문제, 민간 임대주택시장과의 갈등 등 여러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소형주택을 공급하여 전세난을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선의의 접근과는 달리 기존의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을 공급하던 주택임대사업자들은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정된 수요를 고려치 않은 채 대학생과 일부 직장인들을 겨냥한 도시형생활주택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이미 도심은 소형주택 공급과잉으로 미분양사태까지 빗고 있다. 실제 안산 고잔역 주변의 경우 이미 대학생 거주율이 극히 낮은데다 원룸이 저렴하고 공실률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행복주택 건설계획은 지역 부동산경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도시형생활주택은 2009년 1,688가구, 2010년 2만529가구, 2011년 8만3,859가구, 2012년 12만3,949가구가 인허가 됐다. 그러나 도시형생활주택은 주차공간의 부족과 높은 분양가, 3인 가족이 거주하기에는 협소한 공간 등으로 수요자로부터 외면을 받아 입주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공급은 늘었지만 정작 수요층의 요구를 정확하게 읽어내지 못했던 것이다. 행복주택에 밀리고 건축기준 강화에 채이며, 사실상 퇴출 수순에 들어갔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보금자리주택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명박 정권의 대표적인 부동산정책인 보금자리주택은 수도권 그린벨트 보금자리지구 21곳을 비롯해 기존 국민임대주택단지를 보금자리지구로 전환해 2018년까지 모두 150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실제 공급된 것은 53만8000호(인허가 기준)로 목표량(74만호)의 73% 수준이다. 그러나 ‘집값 하락, 전세 값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낳으면서 분양물량을 대폭 축소하는 등 사업내용을 일부 수정했다. 사실상 사업 자체가 중단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과거 중소형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포괄하는 보금자리주택이 민간건설 주택 미분양은 물론 주택구매 수요를 감소시킨 원인이 된 것 같이 또 다른 이름의 행복주택이 부동산시장에 미칠 악영향이 분명해 보인다. 정부의 고심어린 정책이 부동산시장에 순기능으로 작용하기보다는 정상적인 부동산시장의 거래흐름을 깨어 실수요자들의 매수세를 꺾고, 기존의 주택임대사업자들의 임대사업을 더욱 어렵게 한다면 이 정책은 다시 한 번 고려되어져야 한다.

주택경기활성화정책과 복지를 우선하는 부동산정책은 양면성이 있다. 두 마리 토기를 잡기란 쉽지 않다. 보다 정확한 수요예측을 통해 부동산시장에 부정적인 역할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행복한 주택을 위해서는 단기적이고 인위적인 공급확대가 아니라 부동산시장의 수요를 고려해 중장기적인 계획에 의한 안정적인 주택공급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행복주택’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사는 주택’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줄이고 지역사회와 더불어 융화될 수 있도록 공급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새로운 이름의 주거복지정책만을 만들어 낼 것이 아니라 주변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과 입주민들의 지역사회와의 조화, 지속적인 관리 및 공급이 이뤄질 때 국민들에게 진정한 의미의 행복한 주택으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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