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부동산협회

공인중개사 과다배출의 악영향

전국 자영업자수가 56만명으로 국민 4명중 1명이 자영업자이며 49%이상이 개업 3년만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전국 개업공인중개사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2/4분기 현재 개업공인중개사 수는 84,673명으로 1998년 40,083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의 개업공인중개사의 수는 지속적인 감소 추세인데 반해 지방 공인중개사 수는 2000년 1분기 이후 최고 수준인 35,316명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여러 언론에서는 수도권의 경우 부동산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데 지방의 부동산경기는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이후 각종 대출 규제 완화로 부동산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현장에서 중개업을 하고 있는 개업공인중개사들에게는 아직 피부로 와 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2014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7월말 현재 자료를 보면 올해 8,290개소의 중개사무소가 폐업하고, 721곳이 휴업했다. 또한 2014년 상반기 전국 개업공인중개사 1인당 평균 주택 매매 거래건수는 5.56건으로 나타났다. 한달에 한건 매매계약서를 간신히 쓰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개업공인중개사들이 투잡을 하고 있다는 뉴스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씁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공인중개사자격제도는 1985년 제1회 시험을 시작으로 2013년 제24회 시험까지 현재 335,510명의 공인중개사가 배출되었으며, 회별 평균 13,420명의 공인중개사가 배출되고 있다. 실제 부동산중개업에 종사하고 있는 공인중개사는 약 24% 수준에 불과하다.

한 때 부동산호황과 맞물려 높은 관심을 모았으나 부동산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최근에는 공인중개사의 응시자 수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02년 제13회 시험에는 26만5천여명에 달하는 인원이 원서를 접수(2차 기준)해 ‘국민자격증’이라는 업계로서는 달갑지 않은 타이틀을 얻은 바 있었으나 10년후인 2013년 4분의1수준인 6만2천여명만이 원서를 접수했다. 이처럼 시험접수인원이 급감한데는 부동산시장의 침체뿐 만이 아니라 시장규모에 비해 과다하게 공인중개사가 배출된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국민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부동산을 다루는 전문직업인 공인중개사 시험관리에는 일정한 원칙도 없다. 사회경제적인 요인으로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인원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문제는 시험접수인원이 4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지만 합격률은 2배 이상 증가했다. 제13회 시험의 합격률은 12%였지만 제24회 시험은 합격률이 25%나 된다. 합격률도 최하 제15회때 1. 5%였으나 제1회와 제15회때는 각각 38.2%와 34.5%로 합격률의 편차가 너무 커 시험의 난이도 조정 등 공인중개사 시험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구심마저 든다.

공인중개사 과다배출 문제를 비롯하여 부동산시장 환경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시험과목과 예전처럼 격년제 시행도 공인중개사가 과다배출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적극 고려해볼만한 사안이다. 그러나 수험생들을 의식해서인지 국토교통부의 입장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자를 또다시 실업자로 내몰 수 있다는 점은 놓치고 있는 셈이다.

2014년 7월 29일부터 전문자격사법인「공인중개사법」이 시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중개업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공인중개사 수급조절을 통해 공인중개사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할 것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
경영학박사 이 해 광